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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원론적 수사결과 ‘총체적 부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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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3-0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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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붕괴원인에 대한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모든 대형사고의 뒷수습이 그렇듯 정확한 원인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비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래야만 제2, 제3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경찰의 ‘총체적 부실’이라는 원론적인 수사 결과는 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경찰이 지난 11일 동안 수사결과 밝혀낸 성과는 체육관 부실시공, 기준미달 자재 사용, 체육관 관리소홀 등으로 압축된다. 이미 예견했던 사항들이 아닌가. 사고 현장에 으레껏 따라 다니는 시공 기관-감리 기관의 깊은 부조리도 이제 귀에 따가울 정도가 됐다.
물론 그런 기초 수사를 말라는 것이 아니다. 좀 더 과학적 정밀수사로 원인을 ‘콕’ 집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복합적인 원인을 하나로 내세우기 어렵겠지만 원인의 우선순위라도 매겨준다면 국민은 수사 방향을 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총체적 부실’이라는 단어로 넘어간다면 수사는 틀림없이 장기화 될 것이다. 세월만 가면 국민의 뇌리에서 잊혀 질 것이라는 속셈이 깔려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은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중간수사 발표 결과 리조트 측과 시공업자 측 ‘총체적 부실’은 밝혀졌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총괄 감독해야할 감독기관에 대한  수사는 미진한 느낌이다. 
또 하나, 경주지역은 지난 30년간 최대 일일적설량이 약 5㎝에 불과했는데 2000년 이후에는 최대 21㎝까지 내리는 등 기후 온난화에 따른 재해가 이미 예고됐다. 결국 이번에 50~70cm의 눈이 쌓여 ㎡당 114kg의 하중이 가해진 것이다. 그런데도 ㎡당 겨우 50kg의 하중만을 견디는 PEB 공법을 사용했으니 이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기후변화 대비 건축물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먼저 적설하중 등 건축구조기준을 기상이변에 대비해 대폭 상향 조정한다는 것이다. 경찰도 정기적 안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관리부실 또한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후진국 형 대형 사고에서 벗어나려면 사후 처방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적극적이고 사전적(事前) 예방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사후 원인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미래 지향적 재난예방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겠는가.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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